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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화상의 고조선 위치

by $램프 2023. 12. 28.

 

인류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고조선이 어느 위치에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먼저 학자들이 일반적으로 채용되고 있는 고대 역사의 발전에 관한 이론틀과 그것이 확립되기까지의 과정을 알 필요가 있다. 그것은 한국 고대사회 발전 과정을 구명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어떠한 과정을 거쳐 현재 어느 수준에 이르러 있는지를 분명하게 인식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 고고학자들이 널리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구석기시대, 중석기시대,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등으로 구분하는 시대 구분법이 있다. 이러한 시대 구분법이 확립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일찍이 서기전 3세기 무렵의 인문인 중국의 한비는 그의 저서 '한비자'에서 옛날 요는 질그릇을 사용했으며, 순은 나무그릇을 사용했고, 우는 바깥쪽에는 검은 칠을 하고 안쪽은 붉은 칠을 한 제기를 사용했고, 상나라 사람들은 식기와 술잔에 조각을 했다고 적고 있다. 그리고 한 시대의 원강은 '월질서'에서 헌원, 신농, 혁서의 시대에는 돌로 무기를 만들었고 황제시대에는 옥으로 무기를 만들었으며, 우시대에는 구리로 무기를 만들었는데 오늘날은 철로 무기를 만든다고 적고 있다.

 

요는 서기전 2400여 년의 인물이라고 전해 오는 바 그간의 발굴 결과에 의하면 이 시기는 후기 신석기시대로 황하 중류 유역에서는 질그릇을 사용했으며 상시대에 식기와 술잔에 조각을 했다는 것은 출토된 유물에 의해 확인된다. 그리고 그동안 발굴된 유물을 보면 신석기시대 후기에 옥기를 사용했으며 그 뒤를 이어 청동기시대가 시작되었다. 석기, 옥기, 청동기의 순서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요, 헌원, 신농, 혁서, 우 등이 실존 인물이었는지, 그들이 살았던 연대가 위의 기록과 일치했는지를 증명할 길은 없지만 위의 내용 가운데 일부는 오늘날의 고고학 발굴 결과와 일치한다. 그런데도 고고학이 동아시아에서는 독립된 학문으로 발달하지 못함으로써 위의 기록이 전하는 내용은 고고학을 연구하는 이론틀로 정립되지 못했다.

 

한편 서양에서는 스칸디나비아 학자들에 의해 고고학의 시대 구분법이 이론틀로 성립되었다. 섬이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연모와 무기의 재료는 돌, 구리, 철 등의 순서로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출한 후, 톰센은 덴마크 국립박물관에 대한 안내서에서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각 시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붙였다. 이로써 인류의 초기 문화를 3단계 설정하는 3 시기법이 확립되었다. 그 후 러벅에 의해 석기시대를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 두 단계로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안이 있었고, 웨스트롭에 의해 구석기시대, 중석기시대, 최근 석기시대로 나누자는 제안이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오늘날에는 최근 석기시대라는 용어는 사라지고 구석기시대, 중석기시대,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라는 시대 구분법이 확립되었다. 그러나 엄격하게 말해서 중석기시대는 구석기시대의 말기에 일어난 현상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고고학자들은 구석기시대,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구분 짓고 있다.

 

구석기시대는 뗀석기를 중석기시대는 잔석기를, 신석기시대는 간석기를 사용했던 시대이다. 그리고 청동기시대는 청동기를, 철기시대는 철기를 사용했던 시대이다. 따라서 이 시대 구분법은 사람들이 사용했던 연모나 무기를 기준으로 한 고고학의 시대 구분법이다. 그런데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중석기는 기본적으로 구석기에 속하며 지역에 따라 중석기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잔석기는 원래 사냥을 위주로 생활했던 북방의 거주인들이 남쪽으로 이주하면서 잔석기문화를 남쪽에까지 가져오게 되었다. 따라서 빙하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는 잔석기 요소가 적게 나타나거나 나타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다른 하나는 새로운 시대가 되었다고 해서 이전시대의 요소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병용되었다는 점이다. 예컨대 신석기시대에도 구석기는 여전히 사용되었으며, 청동기시대에도 석기가 병용되었다.

 

둘째, 사람이 사용했던 도구나 무기를 기준으로 했던 고고학의 시대 구분법과는 달리 인류사회의 성격을 기준으로 한 시대 구분법을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지시했다. 엥겔스는 고대사회 발전 과정의 중요한 단계로서 국가를 설정하고 그 이전 사회와 다른 점으로 두 가지를 지적했다. 국가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국민을 그 지역에 따라 구분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혈연적 유대를 통해 발생했으며 또 유지되고 있던 종래의 씨족적 결합이 소멸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주민과는 상관없이 자기 자신을 무장력으로 조직하는 공권력이 창설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수한 공권력이 필요하게 된 것은 계급으로서의 사회적 분열 이후 주민의 자주적인 무장 조직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엥겔스가 국가라는 사회 단계를 설정하여 그 이전의 사회와 구분하고 국가의 특징적 요소로 두 가지를 제시한 것은 그 자신이 말하고 있듯이 모건이 제출한 고대사회 발전의 틀을 기초로 한 것이었다. 모건에 의하면 인류사회는 야만시대로부터 미개시대를 거쳐 문명시대에 진입하여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는 다시 야만시대와 미개시대를 각각 하급상태, 중급상태, 상급상태의 세 단계로 세분홤으로써 전체를 일곱 단계로 구분했다. 그리고 문명시대는 문화적으로 문자의 사용 및 성음 자모의 발명부터 현대까지라고 규정하고 다음 두 가지를 특징적 요소로 들었다. 하나는 사회로서, 그것은 인간 및 순수한 인간관계에 기초로 두고 있는 것으로 동일 지역 내에 있는 종족이 한 민족으로 합병됨으로써 독립된 지역을 차지하고 살고 있던 종족의 연합체에 이르게 되며, 다른 하나는 국가로서 그것은 영토와 재산에 기초를 두고 있는데 경계와 한계로 둘러싸인 구역 또는 지구 및 그것이 지니고 있는 재산이 그 기초가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