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민족이 여러 아리라에 분포하면서 여러 '불'을 개척할 때 이들 사이에 공통적인 신앙이 유행했다. 이른바 단군 신앙이다. 원시시대 인민은 우주현상을 과학적으로 해석할 능력이 없었다. 그들은 우주에 신이 있다고 가정하고 모든 것을 신의 행위로 돌리고 신을 숭배했다. 그들은 모든 만물에 각각의 신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모든 만물에 하나의 신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것이 이른바 종교라는 것이다. 원시 사회가 저마다 종교를 가진 것은 이 때문이다.
조선민족은 우주의 광명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고 태백산 수림을 광명신의 근거지로 생각했다. 그 뒤 인구가 번성하여 각지로 퍼져 나가자 각 집단은 자기 거주지 부근에 태백산 수림을 모방한 수림을 조성하고 '수두'라 불렀다. 수두는 신단이란 뜻이다. 해마다 5월 10월에 수두에서 제사를 지냈다. 이때 한 명을 뽑아 제주로 삼았다. 그를 수두의 중앙에 앉히고 '하느님', '천신'이라 부르며 제사를 올렸다. 수두의 주변에는 금줄을 쳐서 잡인의 출입을 금했다. 전쟁 같은 큰 사건이 생기면 5월이나 10월이 아니라도 소를 잡아 수두에서 제사하고 소의 발굽으로 길흉을 점쳤다. 발굽이 갈라져 있으면 흉하고 붙어있으면 길하다고 생각했다. 중국의 팔괘에 나오는 음획과 양획의 기원이 바로 이것이다.
강대국이 침입하면 수두를 받드는 부락들이 연합하여 방어에 나섰다. 이때 공이 가장 큰 부락의 수두를 최고의 수두로 숭배했다. 이것을 '신수두'라고 불렀는데 이때 '신'은 최고, 최상을 뜻한다. 다른 수두들은 그 밑에 속했다. 삼한 역사에 나오는 소도는 수두의 음역이고 신소도는 신수두의 음역이다. 진단구변국도에 나오는 '진'은 '신'의 음역이고 '단'은 '수두'의 의역이다. 따라서 단군은 '수두 하나님'의 의역이다. 수두는 소단이고 신수두는 대단이며 각각의 수두에 각각의 단군이 있었다. 그러므로 수두의 단군은 소단군이가 신수두의 단군은 대단군이었다.
'단군고기'에서 말했다. 환군제석이 삼위산과 태백산을 내려다보니 널리 인간세상을 이롭게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아들 웅더러 천부인 세 개를 갖고 가서 통치 하도록 하니 웅은 3천 명의 무리를 거느리고 태백산 신단수 밑으로 갔다. 그는 이곳을 신시라고 명명했는데 그가 이른바 환웅천왕이시다. 환웅천왕은 풍백, 우사, 운사를 지휘하고 곡식, 수명 질병, 형벌, 선악 같은 인간사 360여 가지를 주관했다. 그때 곰 하나와 호랑이 하나가 사람이 되기 위해 동굴에서 기도를 올렸다. 환웅은 쑥 한 자루와 마늘 스물 개를 주면서 "이걸 먹고 100일간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의 형체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랑이는 이 금기를 지키지 못했지만 곰은 21일 동안 지키고 여자가 되었다. 하지만 결혼할 남자가 없어서 항상 신단을 향해 회임을 기원했다. 이에 웅이 남자의 몸을 빌려 곰과 결혼하여 단군왕검을 낳았다고 한다.
여기서 '제석'이니 '웅'이니 '천부'니 하는 것은 들은 거의 다 불경에서 나온 명사들로 단군 시대를 반영하는 어휘가 아니다. 또 삼국사 초반의 사회에서는 여성을 상당히 존중했다는데 이 산화에서는 남자는 신의 화신이고 여자는 짐승의 화신이라 하여 여성을 지나치게 비하했다. 나는 이것이 순수한 조선의 신화가 아니라 불교 유입 이후 불교도에 의해 윤색된 것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평양의 옛 이름은 왕검성이었다. 왕검이란 표현과 관련하여 신라의 '선사'에서는 "평양은 신선인 왕검의 땅"이라고 했고 북위 역사서인 '위서'에서는 "2천 년 전에 단군왕검이 있었는데 아사달에 나라를 세우고 국호를 조선이라 했다"고 했다. 이렇다면 고대 조선에서는 단군왕검을 종교적 교주로 신봉했다는 말이 된다. 왕검을 이두문의 독법으로 해석하면 '임금'이 된다. 당시 '임금'이라 불리던 인물이 수두의 미신을 활용해 태백산 수두에서 스스로 상제의 화신이라 칭하고 조선을 건국한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역대 제왕도 임금이라 부르고 역대 수도도 임금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선인왕검은 무슨 뜻일까? 고대에는 수두교도의 한무리를 '선배'라고 불렀다. 선배는 이두로 선인 혹은 선인으로 표기했다. '선사'는 왕검이 종교를 창립한 이래의 역대 선배의 행적을 기록한 책이다. 훗날 불교, 유교가 융성하고 수두 종교가 쇠퇴하면서 '선사'도 사라져서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굴원의 '초사'나 사마천의 '사기'나 반고의 '한서'같은 중국 고대 기록에 산재한 내용을 통해 대략적이나마 그 내용을 알 수 있다.
'사기'에서 삼일신은 천일, 지일, 태일이며 셋 중에서 태일이 가장 존귀하고 오제가 태일을 보좌한다고 했다. '사기'에서는 천황, 지황, 태황의 삼황 중에 태황이 가장 존귀하다고 했다. 굴원의 '초사'에는 동황태일이란 노래가 잇다. '한서'에는 태일잡자라는 책 이름이 나오는데 삼일신과 삼황은 '고기'에 기록된 삼신, 삼성 등과 같은 부류다. 삼일신을 우리의 옛말로 번역하면 천일은 '말한'으로서 상제를 의미하고 지일은 '불한'으로서 천사를 의미하며 태일은 '신한'으로서 지고지상을 의미한다. 여기서 태일이란 것은 천지에 오직 하나뿐이고 둘이 아닌 것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