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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과 북방 및 일본의 문화 교류

by $램프 2024. 1. 12.

 

한반도와 만주 그리고 그 북쪽의 몽골이나 시베리아 지역은 일찍부터 서로 긴밀한 문화 교류가 있었다. 사람들이 떠돌이 생활을 했던 구석기 시대에는 동아시아인들이 중국이나 몽골, 시베리아 지역 등을 자연스럽게 이동하면서 생활했을 뿐만 아니라 베링 해를 건너 알래스카를 거쳐 미주 지역까지 이르렀던 것으로 확인된다. 신석기시대에 이르러 대부분 지역의 사람들이 붙박이생활에 들어선 이후에도 중앙아시아로부터 중국 북부와 몽골, 북만주 등지는 유목을 하면서 이동생활을 하는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세석기라는 공통의 문화 요소를 지니고 있었다.

 

이와 같이 자연환경에 의한 유목생활이라는 공통의 요소는 후대에 이르러서도 이 지역이 긴밀한 문화교류를 갖도록 만들었다. 따라서 이 지역은 공통된 문화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 결과 학자들은 고조선을 포함한 이 지역을 하나의 문화권으로 묶어보려고 했다. 최남선의 불함문화론이 대표적인 것이다. 즉 최남선은 "요컨데 흑해에서 카스피 해를 거쳐 파미르의 동북 갈래인 천산산맥으로 하여 알타이산맥, 사얀산맥, 야블로노이산맥을 따라 다시 남을 전하여 흥안산맥, 태형산맥 이동의 지, 조선, 일본, 류큐를 포괄하는 일선에는 사회조직을 가진 민족이 분포하여 그 종족적 관계는 차치하고 문화적으로는 확실히 일연쇄를 이루고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밝'을 '백', '불함'이라 하여 '불함문화론'을 주장하고 위의 지역을 불함문화권으로 설정했다. 최남선의 불함문화론은 위 지역에 거주했던 민족들의 상호 관계보다는 문화적인면을 밝힌 것이었지만 후에 한민족의 기원 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로 하여금 위 지역을 한민족의 기원과 연결해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즉 이런 문화공통론은 민족의 기원 문제로까지 이어져 한민족은 중앙아시아의 몽골, 중국 북부 등지에서 기원했을 것으로 보기도 했던 것이다. 진채호는 한민족은 파미르고원이나 몽골에서 기원하여 동쪽으로 광명의 본원지를 찾아 이동하여 불함산지역에 정착했을 것으로 보았으며 손진태는 한민족은 만주 시베리아 종족과 가장 가까운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이병도는 한민족은 만주족, 몽골족, 터키족 등 우랄알타이어계의 공동 조상에서 분파된 일족이라고 보았다. 김연학도 한민족은 체질의 특징이나 언어, 풍속 등 기본문화에 있어서 만주족, 몽골족 등 알타이족에 가장 가까워 북방아시아에 연결되기 때문에 알타이족의 한 지파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김상기는 한민족의 중심세력은 중국 북부 변경부터 만주를 거쳐 한반도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았다. 상고시대에 동이계의 종족은 중국의 변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여 한 줄기는 중국의 산동 방면으로 내려가서 우이, 내이, 회이, 서융 등이 되었고 다른 한 줄기는 만주 한반도로 내려와서 예, 맥, 한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김정배는 한반도에 거주했던 신석기시대인들가 청동기시대인이 다른 종족이었다고 보고 신석기시대일들은 시베리아에 널리 거주했고 고 아시아족이며 청동기시대인들은 예, 맥족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원룡은 한반도와 만주는 구석기시대가 끝난 후 사람이 살지 않은 공백기가 상당히 오랜 기간 계속되다가 새로운 사람들이 이주해 와서 신석기시대가 개시되엇는데 신석기시대의 주민들은 시베리아 지역에서 들어온 고아시아족이었으며 이들은 후에 만주와 한반도에서 지역화한 퉁구스족인 예, 맥족에게 흡수되어 한민족을 형성했을 것으로 보았다.

 

필자는 이런 견해들에 동의하지 않지만 종래에는 이와 같이 한민족의 기월을 북방의 대륙으로 보았기 때문에 고대 한국문화도 북방에서 유입되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강했다. 예컨대 김연학은 "조선족, 오환, 선비족, 흉노족들은 다 알타이족으로서 중국 북방에 거주하여 있었던 북방민족이다. 이들 북방 민족은 다 알타이산맥 언저리에 살았던 알타이족에서 기원했으며 그들은 유목 기마민족으로서 알타이산맥 남쪽의 초원지대를 무대로 하여 그 동서와 남북으로 이동하면서 청동기문화를 전파했다. 그 청동기문화라고 하는 것은 예니세이 강 상류의 미누신스크 지역과 바이칼 호 언저리에 발달한 것인데 안드로노보 문화, 카라수크 문화, 타가르 문화가 그것이다."라고 말하고 요령지역의 청동기문화와 오르도스 지역의 청동기문화는 각각 다소의 차이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모두 남부 시베리아 청동기문화에서 기원했을 것이라고 했다. 요열 지방의 청동기문화는 알타이족이 장성지대까지 남하하고 그 한 갈래인 조선족이 동쪽으로 이동, 요령 지방에 정착하여 발전시킨 청동기문화라는 것이다.

 

시베리아 지역의 청동기문화와 고조선의 청동기문화를 비교해 보면 현저하게 다른 점도 있지만 부분적으로 유사성도 보인다. 고조선의 청동기로 대표적인 것은 비파형동검, 조형다뉴기하문경, 선형인동부, 동포, 동착, 동패, 청동장식 등인데 이 가운데 선형인동부와 동포, 매만인동도, 동패 등은 이와 유사한 것이 카라수크 지방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형인동부는 날 부분인 부채꼴로 넓어지고 자루를 끼우는 공부가 단면 직사각형의 소켓처럼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부아래에 띠를 돌리고 그곳에 기하문양을 넣은 것도 있다. 이런 선형인동부 가운데 특징적인 것은 요령성 조양현 12대영자의 제1호묘에서 출토된 것과 여대시 강상묘에서 출토된 것을 들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동부가 안드로노보-카라스크문화에 존재한다.